비만치료제 위고비, 국내 출시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선택한 비만 치료제 ‘위고비’(성분명 세마글루티드)가
10월 중순 국내에 들어옵니다.
중간 유통을 담당하는 쥴릭파마코리아는 10월 15일 오전 9시부터 자사 온라인 사이트를 통해
위고비 주문을 접수할 예정입니다.
이 약물은 주 1회 주사로 감량이 기대되는 획기적인 치료제라는 점에서 ‘게임체인저’로 불리며,
시장 판도를 바꿔놓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합니다.
다만, 수요가 많음에도 불구하고 국내 공급 물량이 부족하여 판매 가격이 상승할 것이라는 우려도 있습니다.
위고비의 효과와 원리
위고비는 적은 양의 음식만으로도 쉽게 포만감을 느끼고 식욕을 감소시키는 효과가 있습니다.
위고비의 주성분인 세마글루티드가 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GLP-1) 호르몬을 모방하여 만든 약물이기 때문입니다.
허양임 분당 차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님은 “원래 GLP-1은 위장에서 나오는 호르몬으로
인슐린 분비를 촉진하고 소화 속도를 늦추는 역할을 한다”며 “이 호르몬을 모방한 위고비도 GLP-1 계열 약물로,
적은 양의 식사를 해도 소화가 천천히 이루어지고 포만감을 느낀다”고 설명하셨습니다.
임상 결과에 따르면, 위고비는 매주 한 번 주사해도 68주 뒤 평균 몸무게가 15%가량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예를 들어, 120㎏의 체중을 가진 분도 1년 반 동안 주사를 맞으면 100㎏ 초반대 체중으로 줄어들 수 있습니다.
기존 비만 치료제인 ‘삭센다’와 비교할 때 간편성과 감량 효과에서 우수성을 보입니다.
삭센다는 매일 투여해야 하지만, 위고비는 주 1회 주사를 맞으면 됩니다.
삭센다는 56주 투약 시 평균 7.5% 감량 결과가 있는 반면, 위고비는 68주 투약 시 14.9%의 감량 결과를 보입니다.
강재헌 강북삼성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님은 “두 약물 모두 같은 회사(노보노디스크)에서 나온 것이지만,
위고비가 삭센다보다 감량 효과가 두 배 이상 좋다는 연구 결과가 많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체중 감량 효과가 두드러지지만, 의료계에서는 비만에 따른 2차 질환 개선 효과에도 주목하고 있습니다.
허 교수님은 “기존 비만 치료제 중 ‘시부트라민’처럼 몸무게는 줄지만
심장질환 발병 위험이 높은 제품도 있어 문제가 많았다”며
“위고비는 다이어트뿐 아니라 심혈관 질환 예방과 비만으로 인한 합병증을 줄일 수 있어 주목받고 있다”고 하셨습니다.
위고비 유명 사례
눈에 띄는 체중 감량 효과 덕분에 위고비는 미국에서는 유명인이 복용하는 약으로도 알려져 있습니다.
머스크는 2022년 소셜네트워크서비스 X(옛 트위터)에 “몸이 건강해 보이는데 비결이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대해
“Fasting and Wegovy(단식과 위고비)”라는 글을 올렸습니다.
후덕한 몸매였던 머스크가 13.6㎏을 감량했으며,
방송인 오프라 윈프리와 모델 겸 배우 킴 카다시안 등도 위고비로 다이어트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품귀 현상이 벌어지기도 했습니다.
처방방법과 비용
위고비를 국내에서 출시하는 유통사는 10월 15일부터 병의원과 약국의 주문을 접수할 예정입니다.
실제 환자를 대상으로 한 처방은 10월 하순쯤 시작될 것으로 보입니다.
용량은 0.25㎎, 0.5㎎, 1.0㎎, 1.7㎎, 2.4㎎의 5가지가 있으며,
펜 형태의 주사제로 주 1회 투약합니다. 적은 양에서 시작해 점차 늘려가는 방식으로 처방될 전망입니다.
처방 대상은 체질량지수(BMI: 체중을 키의 제곱으로 나눈 값)가 30㎏/㎡ 이상인 비만 환자입니다.
또한, BMI 27㎏/㎡ 이상 30㎏/㎡ 미만으로 과체중이면서
한 가지 이상의 동반 질환(당뇨, 고혈압, 고지혈증, 지방간 등)이 있는 환자에게도
체중 감량을 목적으로 처방될 수 있습니다.
위고비의 국내 공급 가격은 37만 원입니다.
보험 적용 대상에서 제외되기 때문에 환자가 약값을 전액 부담해야 합니다.
심혈관 질환 등 다른 질환 치료 목적 없이 비만 치료 목적으로만 처방되면
민간 보험사의 실손 보험 대상에도 포함되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유통비용과 진료비, 처방비 등을 포함하면 환자의 실제 부담 비용은 4주에 80만~100만 원 선으로 예상됩니다.
의료계 관계자는 “시판가는 어떨지 모르지만, 공급가는 예상 가격보다
훨씬 저렴하게 들어온 것 같아 놀랐다”고 말씀하셨습니다.
부작용과 주의사항
사용 시 부작용에 유의해야 합니다.
지금까지 알려진 부작용은 구역질, 구토, 복통, 설사, 변비 등 위장 증상입니다.
장운동 변화에 따른 부작용이 가장 많습니다.
허 교수님은 “처음에는 적은 양으로 시작해 증량하면서 적응 여부를 지켜봐야 한다”고 설명하셨습니다.
강 교수님은 “아직까지 치명적인 부작용은 발견되지 않았지만 출시된 지 10년 정도밖에 안 된 약물이므로,
좀 더 지켜보고 조심해서 사용해야 한다”고 조언하셨습니다.
비만치료제 국내사례
한국 성인 비만율은 최근 증가하는 추세입니다.
질병관리청 국민건강영양조사에 따르면, 한국 성인 비만율은 2014년 30.9%에서 2022년 37.2%로 증가했습니다.
대한비만학회 ‘2023 비만 팩트시트’에 따르면 최근 10년간 전체 성인 비만병 유병률도 증가하는 추세입니다.
전체 성인 비만병 유병률은 2013년 30.6%에서 2018년 35.7%, 2022년 38.4%로 증가했습니다.
남성의 비만병 유병률은 2013년 37.9%, 2018년 45.4%, 2022년 49.6%를 기록했습니다.
증가하는 비만율에 따라 비만 치료제 ‘삭센다’ 처방도 늘어나고 있습니다.
더불어민주당 서영석 의원이 건강보험심사평가원으로부터 받은 삭센다 처방 현황에 따르면,
2019년 9만7091건이던 처방이 2021년 9만112건, 2023년에는 17만1223건으로 크게 증가했습니다.
올해는 6월까지 집계된 건수가 9만4884건에 달했습니다. 허 교수님은 “비만은 단순히 체중 문제뿐만 아니라,
이후 심혈관 질환으로 인해 발생하는 의료비용 문제도 크다”며 “이 비용을 줄이려면
치료 목적의 비만 치료제는 보험 적용 여부를 검토해야 한다”고 말씀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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